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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후기/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영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한 수학과 인생

by 부지런한오디 2022.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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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In Our Prime)
  • 개봉 : 2022년 3월 9일
  • 장르 : 드라마
  • 감독 : 박동훈
  • 출연 : 최민식(리학성), 김동휘(한지우), 박해준(안기철)

경비 아저씨에게 수학을 배우게 된 지우

대한민국 1%의 영재들만 입학하는 동훈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한지우는 아직도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다른 학생들은 상류층 자녀들로 학원에서 진도를 나가는 반면, 지우는 사회적 배려자 전형으로 입학하여 그러할 돈이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수학 점수가 낮았고, 담임 선생님조차 일반 고등학교로 전학 갈 것을 권유한다.
어느 날 밤, 기숙사 생활을 하는 지우는 친구들의 부탁에 밤에 몰래 나가 소주를 사 오고, 경비 아저씨에게 걸려 한 달간 기숙사에서 쫓겨나게 된다. 집으로 갔던 지우는 차마 어머니께 쫓겨났다 얘기를 하지 못하고 학교로 돌아온다. 경비 아저씨를 만나 하루 재워달라고 부탁하고, 수학 숙제를 끝내지 못한 채 잠이 든다. 그런데 지우의 숙제가 다 풀려 있고 심지어 만점을 받았다. 지우는 경비 아저씨가 푼 것을 알고 수학을 가르쳐 달라 부탁하지만 거절당한다. 계속되 거절 끝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 홀로 지우를 키워 집안 사정이 좋지 않은 것을 알고 지우에게 수학을 가르쳐 주게 된다. 수업료는 경비 아저씨가 좋아하는 딸기 우유뿐이다. 아저씨는 자신이 가르쳐 주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수학 이외에 질문은 하지 않으며 자신은 시험, 성적에 관심이 없다는 규칙을 정한다. 수업을 끝내고 돌아가는 길, 지우는 경비실에서 하루 더 재워달라고 부탁한다. 경비실에서 라디오로 바흐의 ‘무반주 첼로곡’을 듣던 아저씨에게 핸드폰으로 좋은 음질의 음악을 틀어주기도 한다.

수학뿐 아니라 인생을 배워가는 지우

수학경시대회인 피타고라스 어워드가 2달 후에 열린다. 기말시험을 대체하여 내신에 반영할 것이라는 말에 아이들은 긴장하게 된다. 경비 아저씨는 수학을 공식만 달랑 외우는 것이 아니고 공들여서 천천히 이해하고, 생각하라 가르친다. 지우는 경비 아저씨의 조언을 새겨 공부했고, 한 달이 흘렀다. 지우의 수학 실력은 점점 늘었고, 수학 선생님이 낸 문제의 오류를 잡아내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지우는 수학적 지식뿐만 아니라 아저씨에게 인생의 조언까지 얻게 된다. 아저씨는 처음에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아 장학금을 받기 위해 수학을 공부했지만 이후에는 수학의 아름다움에 빠져 계속하게 되었다. 오일러 공식이 너무 아름답다 말하지만, 지우가 공감하지 못하자 파이를 이용하여 ‘파이송’을 만들어 피아노로 연주하기도 한다.

시험 문제를 훔친 것으로 오해 받는 지우

지우의 친구 보람이는 어머니의 강요에 좋아하던 피아노를 그만두고, 피타고라스 어워드를 위해 담임선생님이 소개해 줬다는 수학학원으로 옮기게 된다. 보람이는 지우를 몰래 쫓아가 아저씨에게 수학을 배우는 것을 알게 된 친구이다. 대망의 시험 날, 보람이는 문제를 풀다가 교실 밖으로 나간다. 자신이 학원에서 배웠던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보람이는 커뮤니티에 시험 문제가 유출됐다고 글을 올린다.
문제를 유출시킨 담임 선생님은 이 일을 지우에게 덮어 씌우려 한다. 지우가 마침 시험 전날, 핸드폰으로 논문을 힘들게 보고 있던 아저씨를 위해 전산실에서 논문을 뽑았기 때문이다. 시험 문제를 훔쳐 출력한 거 아니냐며 지우를 추궁한다. 수학 점수를 40점에서 70점까지 올린 것도 말이 안 된다며 지우에게 전학 가는 것으로 마무리하자고 제안한다.

경비 아저씨의 정체, 북한의 천재 수학자 리학성

지우와 아저씨는 함께 연주회도 가고 아저씨의 집에서 밥도 먹으며 정을 쌓는다. 함께 책을 사러 서점에 갔는데, 누군가 아저씨를 알아봐 아저씨의 이름이 리학성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 후, TV에 오정남 교수가 나와 리학성이라는 북한의 천재 수학자가 리만 가설을 증명했다고 말한다.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에 어렸을 적 같이 참석한 것도 얘기한다.
리학성은 리만 가설 입증으로 북한, 남한에서 매스컴을 타고 있다. 남한 국정원에서는 리학성에게 자진해서 탈북했다는 방송을 시키려 하고 있다. 또, 북한에서는 다시 월북할 것을 제안한다.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싫은 리학성은 지우도 뿌리치고 멀리 떠나려 한다. 4년 전, 리학성은 학문의 자유를 위해, 또 아들에게 더 좋은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 탈북하여 한국에 오게 된다. 하지만 리학성의 아들 태연이는 북한 학생들을 위해 싸우고, 수학만 하는 아버지가 마음에 안 들어 한국에 적응하지 못했다. 결국 태연이는 임진강을 건너 탈북하려 시도했고, 한국 군인에게 사살당해 죽게 된다.

지우는 아저씨에게 피해가 갈까 봐 사실대로 말할 수 없다. 지우는 아저씨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전학을 가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피타고라스 어워드 시상식 날, 모두 강당에 모이게 된다. 오정남 교수도 그 자리를 빛내기 위해 참석했다. 단상에서 리만 가설에 대해 말하던 중, 갑자기 리학성이 등장한다. 리학성은 지우가 시험 문제를 훔쳤다는 누명을 풀어주기 위해 온 것이다. 지우가 프린트한 것은 자신에게 준 논문이고, 담임 선생님이 문제를 유출한 사실까지 폭로한다. 학교를 나가며, 국정원의 안기철은 리학성에게 독일행 비행기 티켓을 전해준다. 3년 후, 대학생이 된 지우는 독일의 한 수학 연구소에서 다시 만난 리학성에게 딸기 우유를 건네준다. 두 사람이 만나 반가움에 포옹하고, 같이 수학 문제를 푸는 모습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학문과 가족애를 다룬 영화

이 영화는 한국 교육의 현실을 비판하면서도, 수학을 너무 어렵게 다루지 않았다. 학문 자체의 아름다움을 강조한 느낌이다. 영화에서 자주 나오는 바흐의 음악이 그 아름다움을 한층 더 높인다. 또, 숫자를 음계로 나타낸 파이송의 신선함에 놀라웠다. 영화에서는 현실의 수학과 관련된 것이 많다. 영화 촬영지인 전주에 위치한 상산고등학교는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수학 개념서인 ‘수학의 정석’의 저자 홍성대가 설립한 학교라 더 의미가 있다. 또, 영화에서 지우가 선생님께 오류가 있다며 지적한 문제는 실제 2009년 수능 모의고사에서 오류를 인정받았던 문제이다.
최민식 배우의 내공이 돋보이는 연기가 영화의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마지막쯤 단상에서 말하는 부분은 최민식 배우가 하드캐리를 했다. 믿고 보는 최민식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라 생각한다.
학문을 다룬 영화이기도 하지만, 가족 영화이기도 하다. 아버지가 없었던 지우에게 아저씨는 아버지가 되어 주었고, 지우는 아들이 되어 주었다. 배움의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가족애도 그리니 자녀를 둔 가족이 함께 시청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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